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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Boeing, BA) - 항공기 시장과 737맥스 재운항 이슈

AI, 자율주행과 더불어 제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항공기산업인데요.

요즘 아래와 같이 보잉의 737 맥스 재운항 관련 뉴스가 슬슬 들리더라구요.

 

 

 

'추락사고' 737맥스 운항재개 임박?…"美FAA 청장 시험비행"

잇단 추락 사고를 내 운항 중단된 보잉 737맥스 기종에 대해 미국과 유럽 항공 당국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3월부터 운항이 중단된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운항

news.naver.com

 

과연 737맥스는 괜찮을지? 투자자 입장에서 봐야할 리스크가 있는지 한 번 알아보면 좋겠다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저는 3월 폭락장이 시작될 때 쯤 보유하고 있던 보잉 주식을 눈물을 머금고 모두 정리했습니다. 그 이후 아직까지 재매수하지 않았는데요. 항공기를 좋아하는 만큼 항상 위시리스트에 넣어두고 있는 회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객관적으로 보수적 체크를 해봐야겠죠.

 

 

보잉의 2019년 매출 비중을 보면 단연 상업용 항공기의 비율이 42%로 가장 높습니다. 그리고 방산/우주 분야가 바로 그 뒤를 따르고 있죠. 보잉은 비중이 큰 만큼 상업용항공기가 잘되어야 실적 개선이 크게 이루어질 수 있는 회사입니다.

 

상업용 항공기 분야는 사실상 보잉과 에어버스가 과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항공기 개발로 서로의 점유율을 빼앗으며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죠.

 

비행기는 크게 광동체(widebody)와 협동체(narrowbody)로 나누어집니다.

아래 그림의 A321처럼 복도가 하나(Single Aisle)인 비행기를 보통 협동체(narrowbody aircraft),

767처럼 복도가 두 개인 비행기를 보통 광동체(widebody aircraft)라고 부릅니다.

 

유명한 협동체 기종으로는 에어버스의 A320시리즈와 보잉의 737시리즈가 있으며, 광동체 기종으로는 보잉의 747, 777, 787, 에어버스의 A330, A350, A380등이 있습니다.

 

항공기 시장에서 값비싼 광동체가 많은 매출을 점유할 것 같지만 실상은 협동체가 어마어마한 매출 비율을 차지 합니다.  수많은 저가항공사의 단일 기종으로 협동체의 니즈가 엄청나기 때문에 보잉과 에어버스가 이 시장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습니다.

2010년 들어 보잉은 777, 787시리즈로 선전했고 에어버스는 보잉의 광동체를 잡기 위해 야심차게 내어놓은 A380이 상업적으로 실패하면서 광동체 시장에서 보잉이 우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협동체 시장에서 보잉의 737시리즈는 에어버스의 A320시리즈에 비해 뒤쳐지고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협동체의 매출 및 이익 기여도가 상당히 높은데, 협동체 시장에서 보잉은 에어버스에게 밀리고 있으니 문제가 컸죠. 게다가 에어버스는 협동체 시장에서의 우위를 굳히기 위해 새로운 엔진을 넣고 동체를 개량한 A320neo시리즈를 런칭하면서 압도적인 실적 수주를 기록하게 되었고 보잉은 더욱 다급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개발에 나섰던 것이 바로...737맥스입니다.

 

737맥스 시리즈가 보잉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A320neo시리즈에게 밀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꽤 인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2018년 라이온에어 소속 737맥스 추락사건, 2019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737맥스 추락사건으로 기체 결함에 의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국가들이 737맥스의 운항과 영공통과를 중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보잉의 가장 큰 캐시카우가 사라지게 되었고 실적은 곤두박질 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죠.

 

737맥스의 운항 재개는 코로나 이슈와 더불어 보잉에게 가장 핫한 뉴스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재개가 되어도 괜찮을까?" 라는 의구심도 약간 듭니다.

"내가 승객이라면 마음 놓고 737맥스를 탈 수 있을까?"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 결함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보는게 중요하겠죠.

 

737맥스의 추락사건은 모두 "소프트웨어" 결함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MCAS(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입니다. 한국어로는 조정특성향상시스템이라고 불리웁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기존의 737시리즈(737NG)에는 없었습니다. 그럼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조정하기 위해 새로 들어간 소프트웨어인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이 소프트웨어가 들어간 이유는 737시리즈 기체의 한계 때문입니다.

 

에어버스는 기존의 A320의 동체에 신형 엔진을 달아서 연비와 항속거리를 늘린 A320neo시리즈를 런칭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엔진만 바꾸었기 때문에 조종사를 위한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가 없고 기존의 A320시뮬레이터도 그대로 사용하면 되기에 항공사 입장에서 매력적이었고 주문이 쏟아졌습니다. 그러자 보잉은 다급해졌고 에어버스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737시리즈 동체에 새로운 엔진을 붙이는 737맥스를 런칭하기에 이릅니다.

 

문제는 에어버스의 A320은 중형기 A300을 기반으로 만들었던 반면 737은 1960년대에 설계된 소형기 727 동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태생이 다른거죠.

 

위의 그림처럼 중형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A320은 긴 랜딩기어를 가지도록 설계되었고 따라서 날개 아래 더 큰 신형엔진을 달 공간이 충분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737시리즈는 짧은 랜딩기어로 큰 엔진을 달기에 공간이 부족했죠. 그래서 고안해낸 방법이 날개 아래가 아닌 날개 앞쪽에 엔진을 달아서 엔진의 위치를 높이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윗 그림처럼 엔진이 날개 앞쪽으로 튀어나오게 되었죠.

 

 

왼쪽이 기존 737NG 시리즈의 엔진, 오른쪽이 737MAX의 엔진입니다.

MAX에서는 엔진이 날개 앞으로 나왔고 좀 더 위쪽으로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737맥스는 기체 균형이 무너지게 되어 비행시 기수가 들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을 받음각 센서를 이용하여 기수가 얼마나 들렸는지 측정하여 소프트웨어로 강제적으로 기수를 낮춰서 안정적으로 비행을 하도록 만든 것이 바로 MCAS입니다.

크고 출력이 높은 엔진이 기존 보다 더 앞에 더 높이 달리게 되면서 비행기 엔진 출력이 나올 때 기수가 들리는 현상이 발생하며 이것을 받음각 센서로 측정

 

받음각 센서로 기수가 비정상적으로 들렸다고 판단될 때 소프트웨어로 기수를 낮춤

MCAS가 제대로 동작하면 문제가 없긴 한데, 받음각센서가 오인식하여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기수가 들렸다고 신호를 줬고 그로 인해서 MCAS는 기수를 지속적으로 낮춰서 추락이 일어나게 됩니다. 2번의 추락사고 모두 같은 상황에서 일어났습니다. 이해가 안되는건 받음각 센서가 2개 설치되어 있었으나 그 중 하나만을 입력값으로 받아서 MCAS에 사용했다는 점입니다.(에어버스 A320은 3개가 설치되어 있음)

 

보잉은 관련하여 MCAS관련 소프트웨어를 수정하고 737MAX조종사들을 MCAS관련 교육과 훈련을 추가로 받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운항 재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향후 보잉이 다시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737MAX의 부활이 필수인 상황입니다.

기체의 태생적 한계, MCAS관련 교육 훈련으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이라는 단점, 승객들의 사고기체 기피 문제 등이 737맥스의 부활에 걸림돌이 될 것 같네요.

한편으로 운항 재개 후 사고만 나지 않는다면 괜찮아질 수 있을거란 생각도 해봅니다. 어차피 승객이 고를 수 있는 비행기는 보잉 아니면 에어버스 밖에 없으니까요.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만 봐도 737시리즈로 도배되어 있고 저비용항공사 입장에서 새로운 기종을 들이는 것이 커다른 비용과 리스크를 동반하는 거니까 쉽지 않기도 하구요.

 

737맥스가 부디 보다 안전하고 멋진 비행기로 다시 되돌아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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