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PMI의 V자 반등, 어떻게 봐야할까?

중국 3월 PMI 반등

 

중국 3월 통계청 PMI가 반등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서 조업 재개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왔던 만큼 기업 센티먼트의 반등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다. 다만 반등의 정도가 기대 이상이었다. 3월 제조업(52.0)과 비제조업(52.3), 종합(53.0) PMI는 모두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을 뿐 아니라 경기 위축과 확장을 가르는 기준점(50)을 상회했다.

 

특히 제조업 PMI은 코로나19 악영향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이전인 1월(50.0)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는 미-중 무역갈등이 시작되기 이전과 유사한 수준이기도 하다. 하위 항목 별로 보면 생산과 신규주문, 고용 항목 등이 확장국면으로 개선됐다. 신규수출주문과 수입 등 교역 관련 항목들은 전월에 비해 높아지긴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불확실한 대외 여건을 반영해 위축국면에 머물렀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을 반영하는 가격 관련 항목들은 전월에 비해 오히려 낮아졌다. 비제조업 PMI 경우, 도소매와 숙박, 운송 등 대면과 접촉 상황이 많은 업종 특성상 코로나19에 더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제조업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흐름의 Proxy가 되는 중국 지표. 어떻게 봐야하나?

 

중국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전개를 판단 및 분석하는데 있어 선행지표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과 그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가장 먼저 겪었고, 코로나 19 확산 진정과 경제활동 재개, 경제지표 반등 흐름도 먼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가 퍼져나간 국가 순서대로 경제지표가 조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발표된 지표 가 시장 예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보여주는 경제 서프라이즈지수(ESI)의 연초 이후 흐 름을 보면 중국, 유럽, 미국 순서로 급락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사태에서 Proxy(대리) 역할을 하는 중국 지표의 반등을 어떻게 해석해 야 할까? 3월 PMI에서 확인한 것처럼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 경제도 V자 반등이 가능한 걸까?

 

일단 중국의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PMI 반등을 통해 분명해졌다. 하지만 그 속도와 기울기를 PMI 수치와 대응시켜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가동률이나 신규주문 규모 등을 바탕으로 집계하는 것이 아닌, 각 기업 구매 관리자의 주관적 판단과 평가에 의존하는 서베이 지표가 가진 특성 때문이다. 3월 PMI 서베이 작성자들은 실제 경 제활동이 거의 제로에 수렴했던 이전 상황과 비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그만큼 클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서베이 지표가 아닌 중국 실물 지표 중 3월 이후의 추이 확인이 가능한 일부 지표를 보면, PMI 만큼 ’V’자 반등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10일 간격으로 집계되는 철강제품 재고는 2월 중 고점을 지나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활동이 재개됐지만 쌓여있는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 만큼 수요가 살아나진 않았음을 의 미한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부문도 마찬가지다. 주간 주거용 건물 판매 규모는 2월 후반부터 반등하고 있지만 반등의 기울기나 규모로 볼 때 아직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아직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대외 리스크 요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교역 등 중국 경제에 서 유럽과 미국의 영향이 작지 않은데 이 지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중국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이 지역의 수요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대외 수요 위축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코로나19의 역유입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대응 등이 중국 경제활동의 정 상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이 기업 센티먼트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향후 중국의 PMI가 재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결과적으로 3월 PMI의 ’V’자 반등을 보이는 그대로 믿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 확산이 진정되면서 소비와 생산, 투자 등 경제활동이 재개된 것은 맞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아직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경제 주체들의 공포심이 사라지고 경제 활동의 강도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경기의 바닥을 다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더불어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완화돼야 ’U’자 형태의 경기 반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뒤를 이어 코로나19 확산과 진정 국면을 거쳐가고 있는 다른 국가들의 경제 흐름에도 적용된다.

 

 

출처: IBK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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