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간과했다"...미 증시에 폭풍 경고

코로나19 리스크 요인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리스크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나마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으로 평가되는 미국 증시에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현재 주가를 보면 코로나19 사태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충격이 저평가된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경고는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15.86포인트(0.47%) 상승한 3386.15에,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은 84.44포인트(0.87%) 오른 9817.18에 장을 마감했다. 오펜하이머 전략가는 "증시는 단기 실적 하향이라는 `서프라이즈`에 노출된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지낸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도 현재 뉴욕증시에 대해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리스크에도 뉴욕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로치 교수는 이날 CNBC와 인터뷰하면서 "내 생각만큼 세계 경제가 약하다면 거품 낀 금융시장이 올 상반기에 꽤 중대한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코로나19 사태가 4월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경우 중국 경제성장률이 1분기에 3.5%, 올해 전체적으로 5.6%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4월 절정에 이르고, 중국 내 공장 일시 가동 중단 사태가 3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반영해 이같이 예상했다. 그만큼 올해 `6% 성장`에 비상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 등으로 2018년 6.6%에서 2019년 6.1%(잠정)로 둔화됐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상황이 더욱 어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불확실성이 `뉴 노멀(New Normal)`이 됐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최대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단기에 끝난다면 중국 경제가 1분기에 크게 하강하더라도 연간 기준으로 볼 때는 소폭 둔화 수준이겠지만 그렇지 않고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꼽으며 이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사태가 모두 8차례 거론됐다"며 연준이 이번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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